아우디 슈퍼카 ‘R8’
2023년 단종된다
역대 모델 살펴보니

아우디 R8 2세대 후기형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파주ll스마트”님

최근 아쉬운 소식이 전해졌다. 아우디 간판 슈퍼카 R8이 내년 중으로 단종될 전망이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카 앤 드라이버(Car and Driver)’는 “아우디 관계자로부터 2023년 아우디 R8의 단종 계획을 확인했다”고 지난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R8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와의 고성능 경쟁에서 점점 밀리던 아우디가 2007년 출시한 미드십 스포츠카로 현재까지 계보를 이어오고 있다. 훌륭한 디자인과 높은 설계 완성도를 자랑함에도 경쟁 모델 대비 저렴한 가격이 메리트였으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인 슈퍼카로 자리매김했다. 첫 등장부터 현재까지 출시된 역대 R8을 살펴보았다.

아우디 R8 1세대 초기형 / 사진 출처 = “Classic Driver”

아우디 R8 1세대 후기형 스파이더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서울ll체다”님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기반
지금 봐도 혁신적인 디자인

아우디 R8은 2006년 파리 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였으며 이듬해인 2007년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모델명 R8은 2000년대 초 르망 24시 LMP 부문에서 우승을 싹쓸이한 아우디 레이스카 R8에서 따왔다. 디자인은 2003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한 ‘르망 콰트로’ 콘셉트카를 기반으로 했는데, 당시 비주얼 쇼크에 가까울 정도로 파격적인 디자인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16년이 지난 지금도 촌스럽지 않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이니 당시의 충격이 어땠을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미드십 스포츠카가 처음이었던 아우디는 같은 폭스바겐 그룹 산하에 있던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R8을 개발했다. 초기에는 최고출력 610마력을 내는 5.0L V10 터보 엔진을 탑재할 계획이었으나 테스트카가 전소되는 등 냉각 이슈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결국 발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당시 RS4에 탑재됐던 4.2L V8 FSI 엔진을 드라이섬프로 개조해서 얹게 된다. 하지만 최고출력이 슈퍼카 치고는 부족한 420마력에 불과했고 초창기에는 BMW E92 M3에게도 추월당하는 굴욕이 이어졌다.

아우디 R8 V12 TDI 콘셉트 / 사진 출처 = “Wikipedia”

아우디 R8 LMX / 사진 출처 = “Romans Internatinal”

양산될 뻔한 V12 디젤 버전
세계 최초 레이저 헤드램프

결국 아우디는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60-4에서 가져온 5.2L V10 FSI 엔진 라인업을 추가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4.2L V8 버전에는 트윈 듀얼형, 5.2L V10 버전에는 타원형을 적용하는 등 엔진 종류에 따른 후면부 디자인 차별화도 이때부터 이어졌다. 2008년에는 6.0L V12 TDI 엔진을 얹은 R8 르망 콘셉트를 출품하기도 했다. 최고출력 500마력, 최대토크 100kg.m를 넘기는 승용 디젤 최강의 성능을 자랑했으며 0-100km/h 가속은 3초면 충분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수익성 문제로 양산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대신 ‘세계 최초’ 타이틀이 붙은 다른 R8이 출시되긴 했다. R8 LMX는 레이저 라이트가 적용된 최초의 양산차로, 레이저 모듈 하나가 기존 LED 헤드램프의 두 배에 달하는 광량을 생성했다. 당시 BMW가 i8을 통해 세계 최초 타이틀을 노리고 있었지만 아우디는 레이저 라이트를 옵션으로 제공하는 BMW와 달리 기본 사양으로 적용하는 강수를 둬 타이틀을 따낼 수 있었다. 시작 가격만 21만 유로(2억 9천만 원)에 달했던 R8 LMX는 99대만 한정 판매되었다.

아우디 R8 2세대 초기형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대구ll 구공이”님

V10 엔진만 남은 2세대
e-트론은 1년 만에 단종

R8이 출시된 후 9년 만인 2015년 드디어 풀체인지를 거치게 된다. 가야르도 후속작 ‘우라칸’과 동일한 알루미늄+탄소섬유 섀시가 적용되었으며 이때부턴 V8 엔진 없이 5.2L V10 엔진의 개량 버전만 생산되었다. 대신 최고출력 540마력을 발휘하는 V10과 610마력을 내는 V10 플러스 모델로 이원화했다. 한국 시장에는 2017년부터 V10 플러스 모델만 수입되고 있다.

1세대에서 콘셉트로 먼저 선보인 바 있는 전기차 e-트론도 출시됐었다. 최고출력 456마력, 0-100km/h 가속 3.9초에 최고속도 250km/h의 성능을 냈으며 1회 충전 시 약 482km를 주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R8 라인업 중 가장 낮은 동력성능을 갖췄음에도 가격은 가장 비싼 12억 5천만 원에 달해 판매량이 처참했다. 결국 누적 판매 대수 100대 미만을 기록한 채 2016년 10월 단종되었다.

아우디 R8 2세대 후기형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수원ll신근”님

아우디 R8 2세대 GT RWD /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Auditography”

수량 제한 풀린 후륜구동
트랙용 한정판도 나왔다

2018년 10월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공개되었는데, 기존 디자인을 최대한 유지하는 보수적인 변화를 거쳤다. 다만 새롭게 출시된 후륜구동 모델 RWS는 기존 정책과 달리 수량 한정 없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RWS는 기존 사륜구동 모델에서 프로펠러 샤프트, 다판클러치, 프론트 액슬 등이 사라져 쿠페 65kg, 스파이더 55kg의 경량화를 이루었다.

또한 RWS는 사륜구동 모델보다 대폭 저렴한 가격대가 특징이다. 독일 기준으로 쿠페 14만 4천 유로(약 2억 원), 스파이더 15만 7천 유로(약 2억 1,700만 원)에서 시작하는데 사륜구동 모델 대비 2만 2천 유로(약 3천만 원)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지난달에는 트랙 특화 버전인 R8 GT RWD가 공개되었다. 최고출력이 620마력으로 소폭 상승했으며, 기어비를 타이트하게 세팅하고 무게를 20kg 경량화하는 등 트랙 주행에 최적화했다. 이 모델은 333대만 한정 생산된다.

아우디 PB18 e-트론 콘셉트 / 사진 출처 = “Car and Driver”

후속 모델은 전기차?
2025년 공개될 전망

2023년 R8이 단종된다면 그 빈자리는 어떤 신차가 채우게 될까? 영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카(Autocar)’의 9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2025년경 전기 스포츠카(프로젝트명 R 넥스트)가 출시될 전망이다. 새로운 전기 스포츠카는 R8의 후속 개념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모델로, 그간 없었던 모델명이 붙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오토카는 폭스바겐그룹의 전기차 플랫폼 ‘SSP’ 혹은 포르쉐가 전동화 모델을 위해 개발 중인 스포츠카 플랫폼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아우디 관계자는 이러한 소문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으며 일각에서는 2029년이 되어서야 아우디의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카가 출시될 것으로 전망한다.

아우디 슈퍼카 ‘R8’ 2023년 단종된다 역대 모델 살펴보니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기반 지금 봐도 혁신적인 디자인

양산될 뻔한 V12 디젤 버전 세계 최초 레이저 헤드램프

V10 엔진만 남은 2세대 e-트론은 1년 만에 단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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